부력: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2




 

부력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잠긴 부피가 왜 중요할까요?

서기 3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라고 외치며 목욕탕을 알몸으로 뛰쳐나간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여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알아낸 것은 무엇일까? – 중학교 과학교과서에서 인용)

하지만,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한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학설에 의하면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한 것은 아래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알아낸 것은 무엇일까요?

과연 아르키메데스는 무엇을 알았다고 외쳤을까요?

  1. “불규칙한 물체의 부피를 구하는 방법을 알았다. 유레카!”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 몸을 담그면서 물이 욕조 밖으로 넘치는 것을 보고 뛰쳐나간 것이라면 아르키메데스는 불규칙한 물체의 부피를 구하는 방법을 깨우쳤을 확률이 높습니다.

  2. “물체가 물속에서 부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다. 유레카!”
    두 번째 가능성으로서, 아르키메데스가 물속에 몸을 담글 때 몸이 가벼워지는(몸이 물에 뜨는) 현상을 발견한 경우입니다.
    즉, 부력을 발견했을 수 있습니다.

우선, 그 당시 왕관의 모습부터 살펴봅시다.

위 사진은 아르키메데스가 살던 시대의 순금 왕관 중 가장 큰 것입니다.
왕관은 실제 머리에 쓸 수 있도록 충분히 크며, 질량은 714g입니다.
왕관 장식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을 감안하면 질량은 1000g 정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왕관 장식이 월계수 잎을 닮은 것은 그 당시 왕관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입니다.

왕관을 물에 담그면 수위가 몇 cm나 올라갈까요?

왕관을 물에 담갔을 때 물이 올라가는 높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왕관의 부피를 수조의 넓이로 나눕니다. 왕관의 부피는 밀도의 정의를 이용하여 구할 수 있고, 수조의 넓이는 왕관의 대략적인 크기를 어림하여 구할 수 있습니다.

왕관 사진을 보면 장식이 매우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머리의 지름을 1로 잡으면 왕관 전체의 지름은 약 2.5배 정도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보통 어른의 머리지름을 약 20cm로 어림할 수 있으므로, 왕관의 최장 길이는 약 50cm 정도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왕관을 담그기 위한 수조의 지름도 50cm 정도로 정할 수 있습니다. 수조의 수면 넓이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수조의 넓이 = πr2 = 3.14 x 50cm x 50cm ≒ 7850cm2

첫 번째로 순금 왕관의 경우 왕관의 밀도는 19.3g/cm3이므로,

순금의 부피 = 질량 / 밀도 = 1000g / 19.3 ≒ 51.8cm3

입니다. 이 왕관을 7500㎠면적의 수조에 담근다면 물의 수면 높이 변화는,

물의 상승 높이 = 부피 / 넓이 = 51.8cm3 / 7850cm2 ≒ 0.007cm

임을 대략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왕관에 30%의 은이 섞일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순금의 밀도는 약 19.3g/cm3이고, 은의 밀도는 약 10.6g/cm3입니다.
1000g의 왕관에 30%의 은이 섞였다는 것은, 금의 질량이 700g, 은의 질량이 300g이라는 뜻입니다. 이 합금왕관의 밀도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합금 왕관의 부피 = (700g/19.3) + (300g/10.6) ≒ 64.6cm3

이 왕관을 7500cm2 면적의 수조에 담근다면 물의 수면 높이 변화는,

물의 상승 높이 = 부피 / 넓이 = 64.6cm3 / 7850cm2 ≒ 0.008cm

임을 대략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아르키메데스가 알아낸 것은 무엇인가?

수조에 왕관을 담가 물이 상승하는 높이를 구하는 방법은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왕관이 밀어내는 물의 부피가 그리 많지 않고, 게다가 왕관을 담글 수조의 크기가 클 수밖에 없으므로 상대적인 물의 상승 높이는 더욱 줄어듭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조에 순금 왕관을 담글 경우 물의 상승 높이는 약 0.007mm이고, 30% 합금 왕관을 물에 담글 경우 물의 상승 높이는 약 0.008cm입니다. 두 경우 모두 물의 상승 높이 차이는 약 0.001cm 정도 밖에 안됩니다.

미약한 높이 차이를 그 당시 기술로 측정했을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물의 표면장력 효과로 인해 찰랑찰랑한 물이 넘쳐흐르지도 못할 것입니다. 설사 넘쳐서 흘러내렸다 하더라도 정확한 부피의 물이 넘쳤을 것으로 믿기 어려우며, 일부의 물은 수조 바깥 면에 묻어 버리는 등 오차가 발생할 요인이 너무 많습니다.

실제로 왕관의 진위여부를 가렸을 것으로 생각되는 가장 유효한 방법은 물체의 부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막대 저울의 양 끝에 같은 질량의 순금과 왕관을 매단 다음 물에 담글 경우, 밀도에 따라 서로 다른 부력을 받기 때문에 저울은 기울어집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부력의 차이를 알아봅시다.

물속에 담긴 모든 물체는 그 물체가 물을 밀어낸 부피에 해당하는 물의 무게만큼 부력을 받습니다. 물의 밀도를 1g/cm3이라고 가정하면 1000g 순금 왕관의 부피는 51.8cm3이고 부력은 51.8g중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30% 합금 왕관의 부피는 64.6cm3이고 부력은 64.6g중이 됩니다. 부력의 차이는 64.6 – 51.8 = 12.8g중이고 이정도의 질량 차이는 아르키메데스 시대의 양팔저울을 만드는 기술로 충분히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부력을 이용하여 왕관의 합금여부를 가려내는 방법은 표면장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도 되므로 간편하며 정확합니다. 또한 매우 적은 양의 은이나 구리가 섞여 있어도 쉽게 합금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